길고양이
밤 늦은 시각 집 앞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맥주 한 캔과 오징어를 먹고 있었다. 주위엔 아무도 없고 깊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는데, 문득 기척이 나 옆을 보니 길고양이 한 마리가 테이블 옆을 지나간다. 아마 내가 있는지 몰랐나 보다. 먹다 남은 오징어 조각을 던져 주었더니 냉큼 물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맛있게 먹는다. 몇 조각 더 준 후 마음이 동해 손에 오징어 조각을 쥐고선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 한 오분인가 칠분인가 지나서 다가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징어를 앉았던 자리에 두고 일어섰다. 잘 먹고 있겠지. … 사랑이 바로 이런 것 같다. 기다리지 않으면 사랑은 스스로 찾아오지 않는다. 혹시나 내게 다가올까 하면서 잠시 설레임을 가졌던 나를 탓하면서 “사랑에 요행을 바라는 것. 그건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