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김용택 이별은 쉽게 오고 서러움은 길고 고통스럽게 스며든다. 나는 알지 못한다. 이 선택이 길고 긴 고통의 시작일지, 아니면 잔잔하게 일렁이는 환희의 서막일지. 주저하는 나는 선택하지 않음을 선택한다. 사람들은 모른다. 봄이 와도 이 봄을 느끼지 못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누구도 닿지 않는 그리움이 사람들 눈을 피해 피어난다는 것을. 봄이 오면 그리움은 더욱더 깊이 스며들어 내 몸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내 자신도 알지 못한다. - 2014. 2. 24. 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