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오늘의 약속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난밤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 나태주


소박한 듯 하지만, 진짜 어려운 약속.
누군가에게 한 약속은 입 밖으로 나온 후 생명이 생겨 나를 강제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은 내 안에서 꽃피지도 못한 채 죽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나를 사랑한다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소중히 여겨야 할텐데..
그런데, 말의 성찬 가운데에서 올해는 아예 다짐조차 없네. ㅋㅋ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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