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심장에 새긴 문신과 같다


상처

한여름에도 두꺼운 시계를 오른손에 차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다. '패션 코디'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뚱맞아서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오른손에서 '주저흔'을 읽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했던, 그 흔적의 결과인 흉터를 감추기 위해서 시계를 항상 차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내가 물었다. "혹시.. 왼손잡이세요?" 뜬금없는 질문에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그렇다고 대답했다. 쓸쓸했다. 면도칼로 손목을 그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자주 사용하던 손으로 칼을 쥐게 되어 있으니깐 말이다.

"흉터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거든."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

상처는 심장에 새긴 문신과 같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895847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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