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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December, 2013

'혼자'를 누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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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시점에 좋은 글이 있어 기록해 둡니다. "외로울 때면 (...) 누군가와 연결이 되어야만 겨우 안심이 되는 그 시절들에 나는, 사람을 소비했고 사랑을 속였고 나를 마모시켰다." "외롭다는 인식 뒤에 곧이어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뒤따르는 일을 나는 경계한다. (...) 어쩐지 어딘가에서 감염된 각본 같아서이다. 슬프다는 인식 뒤에 곧이어 슬픔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뒤따르는 일 또한 나는 경계한다. 역시 어딘가에서 감염된 각본 같기만 하다. 외로움에 깃든 낮은 온도와 슬픔에 깃든 약간의 습기는 그저, 생물로서의 한 사람이 살아가는 최소조건이라는 걸 잊지 않고 싶다." "어쩌면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이런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걸 수도 있다. 사랑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의식을 오래토록 행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 집착하고 깨작대고 아둔하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라, 든든하고 온전하고 예민하고 독립적인 사랑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게 되는 게 지금은 나의 유일한 장래희망이다." - 시인 김소연 (월간 해피투데이 2014년 1월호) - 출처 : http://catjuice.egloos.com/3068462 이미지 출처 :  http://dna.uz/foto/martin-vlach-atmosfernyiy-kit

세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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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세월은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니다. 너와 내가 마주쳤던 눈가 잔주름 그 끝 맺힌 눈물 한 방울과 함께 그렇게 흘러간다. 눈망울에 눈물이 맺혀 강물처럼 몰아치던 그 순간이 눈처럼 녹듯이 그렇게 세월은 우리 눈가엔 주름 하나를 더 새기고 내 가슴 속 심장엔 덜 나은 상처 한 조각 남기고 네 일기장엔 한 때 즐겼던 눈싸움 기억으로 그렇게 간다. - 2013. 12. 30일에 불현듯 휘갈겨 쓴 글. - 문구 수정 후 Storyball에 등록 : 세월은.. - Google+ Post :  goo.gl/L3xEcm

첫 사랑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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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의 강 그 여름 강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를 처음 알게 되었지 물 속에 잠긴 발이 신비롭다고 느꼈지 검은 돌들 틈에서 흰 발가락이 움직이며 은어처럼 헤엄치는 듯 했지 너에 대한 다른 것들은 잊어도 그것은 잊을 수 없지 이후에도 너를 사랑하게 된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 첫사랑의 강 물푸레나무 옆에서 너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많은 여름들이 지나고 나 혼자 그 강에 갔었지 그리고 두 발을 물에 담그고 그 자리에 앉아 보았지 환영처럼 물속에 너의 두 발이 나타났지 물에 비친 물푸레나무 검은 그림자 사이로 그 희고 작은 발이 나도 모르게 그 발을 만지려고 물속에 손을 넣었지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나는 알았지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않는다고 우리가 한때 있던 그곳에 그대로 살고 있다고 떠나온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 류시화 아름다운 시다. "우리가 맞닿은 두 손이 불에 데지 않았다면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작 떠나온 것은 나 자신일까."

벗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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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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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 문태준 내가 못다 한 말은 고이 모아두었다가 언젠가 누군가에게라도 꼭 전해주리다. 굳이 '누군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아둔 마음들'이 의미있을 수도 있다고 스스로에게 위로합니다.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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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당신께서 담았던 그 물빛을 당신께서 품었던 그 달빛을 당신에게 찾아갔던 그 바람을 당신에게 다녀갔던 그 세월을 나도 안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강인호 유년 시절의 아련한 기억으로부터 떠올린 살갗 깊숙히 새겨진 상처. 그리고 그 상처가 아직도 불러일으키는 떨림. 살아온 세월이 지나간 짝사랑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앞으로의 짝사랑도 아름다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우리는 또 다시 불완전한 사랑을 하게 되나 보다.

소금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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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인형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없이 녹아버렸네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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