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아이들은 어떻게 창의성을 배울까?

내가 앞에 두고 있는 문에는 [창조현실]이라고 씌여 있었다. 가상현실 실험실 치고는 이상한 이름 같다고 생각했다. 방에 들어서니 2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선글러스를 씌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앞 책상 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는 내게 창조현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연이 전부 파괴되어 인간의 생존을 위한 감성 계발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즉, 주위에 나무나 동물들, 푸른 하늘이나 맑은 강물 같은 것을 경험하지 못하니까 창의성이 떨어져서 더이상 좋은 과학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역시 미래에 오니까 자연이 단순한 경치 감상용이 아니라는게 밝혀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갑자기 옛날 아름다운 제주 구럼비를 파괴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치솟았다.)

그래서 인조적 방법으로, 즉 가상현실을 통해 자연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시각, 청각, 후각에 대해서는 100%에 가깝도록 현실화가 이뤄졌고, 다만 아직 촉각에 대해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이미 현실 세계가 다 파괴되었는데, 어떻게 완성도를 측정하는지 궁금했다.)

그 여성은 지금 자기 눈이 수리에 들어가서 지금 선글러스는 임시로 쓰고 있는 것이라 했다. 이미 눈이 전부 기계로 대체되어 눈 자체가 영사기, 모니터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눈에 상이 맺히는 게 아니라 중앙에서 보내주는 전자적 이미지를 눈에서 수신받아 뇌로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럼 사실 눈이 없어도 되잖아.)

그 여성은 나를 보스니아라고 불렀다. (분명 청각 장치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내 이름은 존 카터라고 수십번은 얘기한 것 같은데.)
이윽고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듯, 그는 혼잣말로 중앙에 보고하기 시작했다. “남자 이름은 보스니아 좆가타… …”

덧 : 사실 영화에서 존 카터가 온 곳은 버지니아. 쓰고 나니 생각남.
참고 :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John Cart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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