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말은 침묵의 눈으로 덮여 있다

겨울에는 침묵이 눈에 보이는 어떤 것으로 존재한다. 눈은 침묵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침묵인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의 공간은 눈에 점령당했고, 하늘과 땅은 순백의 침묵의 가장자리에 불과하다.

눈송이들은 허공에서 서로 만나 그 자체가 이미 침묵 속에서 하얗게 변해버린 땅 위로 함께 떨어져내린다. 침묵이 침묵을 만나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길가에 묵묵히 서 있고, 인간의 말은 침묵의 눈으로 덮여 있다. 인간에게서 남아 있는 것은 그 모습뿐이다. 그 모습은 침묵의 이정표 같다. 인간은 가만히 서 있고, 그 사이를 헤치며 침묵이 나아간다.

-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114쪽.
- 겨울, 버스를 타고 가면서 (http://blog.aladin.co.kr/735544173/7260283)에서 재인용.



인간의 말보다 침묵이 가진 힘이 더 세다. 아니 더 진실에 가깝다. 인간의 말은 더이상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와 동의를 얻지 못한다. 그게 인간 본연의 모습이었다.

- 처음 쓴 Google+ : https://plus.google.com/106944354670147886422/posts/evempdSed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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