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시간의 정의는?

특수상대성에 따르면 시간은 현재나 미래 뿐 아니라 과거도 포함한다. 우주에서 매 순간은 동등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는 이에 대해 "상대성에 따르면, 전혀 흐르지 않는 정역학적인 4차원 시공간만 있어야 한다. 시간은 공간과 마찬가지로 흐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과거를 미래와 구분해 주는 유일한 물리학적 법칙은 더운 것에서 찬 것으로 (그 반대는 절대 아님) 이동한다는 엔트로피 법칙 뿐이다. 무질서도가 자연스레 증가하는 것이다. 이 법칙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차이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컵 안에서 녹는 얼음부터 노화 현상까지.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끈질기게 지속되는 환상'으로 보았다. 게다가 양자물리학 실험에서는 시간이 우리의 측정 범위 바깥에 있기라도 하듯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스토리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 하나의 '블록 우주'를 이루는 걸까? 루프양자중력이론에서는 시간이 양자장에 통합되어 있다고 본다. 바닥 준위에서 시간 변수는 산만하게 퍼져 있는 동적 장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이 장은 상호작용할 때만 도약하고 요동치고 구체화되며, 최소 층위 이하로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라고 썼다.


모든 경로의 합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 확률이 '모든 경로의 합(sum-over-paths 또는 sum-over-histories)'과 같다고 했다. 하나의 입자(가령 전자)는 무수히 많은 가능한 경로로 움직이고, 각 경로는 그 경로와 연관된 일정한 확률을 지난다.

파인만은 이 모든 확률을 더해서 일종의 평균, 확률 진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지만 원리는 이렇다. 모든 경로 가능성에 수를 하나씩 부여한 다음, 무한대로 뻗어가는 계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여기에 수학적 장치인 계산의 허수 단위를 붙인다. 이 허수 단위는 나중에 제거할 것이다.

전자는 '실제로' 모든 경로를 지나갈까? 물리학자들도 전혀 모른다. 어쨌거나 이 방법은 제대로 기능한다. 파인만과 이렇게 구한 평균 덕분에 물리학자들은 어떤 입자를 어느 특정 장소에서 찾아낼 확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양자 의식

양자 파동을 사라지게 하려면 '의식적인' 관찰자가 필요할까? 과학자 대부분은 분명히 아니라고 답한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는 의식의 문제가 너무 빨리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생각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유진 위그너는, 양자물리학이 대두하면서 "의식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 완전히 확고한 방식으로 양자역학 법칙을 기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베르나르 데스파냐는 '가려진 실재'에 관한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세상이 인간의 의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물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학설은 양자역학 및 실험으로 입증된 사실들과 상충한다."라고 썼다.

한편, 영국 수학자 로저 펜로즈는 미국 학자 스튜어트 하메로프와 함께, 신경세포를 비롯한 우리 몸의 세포에 있는 미세한 단백질 관인 미세소관 수준에서 일어나는 양자 결맞음으로부터 의식이 생겨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험으로, 또는 그 어떤 다른 방법으로도 이 이론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의식이라는 문제는 미해결인 채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의식이 어디에서 오는지, 또 왜 생겨나는지 알지 못한다. 기초적인 수준에서는 생명체와 비생명체 사이에 어떤 차이도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비생명체는 이 문제에 결코 답할 수 없을 거란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1935년에, 열리는 순간에 고양이가 죽을 수도 있는 장치가 달린 상자에 고양이를 가둬두는 실험을 고안했다. 상자가 열리기 전에 고양이는 잠재적으로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다. 슈뢰딩거의 생각은, 양자 실험에서 드러난 명백한 모순에 대한 답이었다.

미국 물리학자 브루스 로젠블룸과 프레드 커트너가 변형된 버전의 실험으로 이렇게 말했다. "원자는 2개의 슬릿을 통과해 감지 스크린으로 날아가기보다는 여기에 가만히 앉아서 우리가 자기를 가지고 무얼 할지 기다린다고 볼 수 있다." 이 기다리는 시간은 얼마든지 길어도 좋으니 가령 8시간이라고 하자. 상자를 열었을 때 고양이가 죽어 있다면, 부검 수의사는 고양이가 8시간 전에 죽었다고 말할 것이다. 이상한 것은, 고양이를 죽이는 장치는 8시간 전이 아니라 상자를 열리는 순간 작동했다는 것이다. 단,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은 순전히 이론적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둔다. 이 실험을 제대로 하려면, 양자 결맞음을 유지해야, 즉 파동 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계 전체와 고양이는 입자 하나도 어지렵혀지지 않도록 세상에서 격리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은 아무도 (아직은?) 못 한다.


결잃음

결맞음(coherence)은 양자 입자가 파동의 특성을 지녔다는 생각에 관한 것이다. 파동성을 띤 어떤 물체가 2개로 나뉘면, 거기에서 생긴 두 파동이 '결이 맞는' 방식으로 간섭해서 하나의 중첩 상태를 이룬다.

이와 반대되는 말인 결잃음(decoherence)은 이 파동이 미소한 세계에서 사라짐을 뜻한다. '관찰된' 확률 파동은 사라지고, 입자가 취하는 단 하나의 가능성만 실현된다.

결잃음은 물리학자 세르주 아로슈와 그 팀이 증명했다. 이들은 2007년에 파리고등사범학교 실험실에서 이 현상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으로 양자계의 입자를 측정하는 행위가 어떻게 양자계를 교란하는지 보여주었다.

에티엔 클렝은 [양자 세계로 떠나는 작은 여행]에 "이 입자들의 양자 상태에 대한 정보 조각들이 계속해서 주변 환경으로 달아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 환경은 한 마디로 끊임없이 계를 측정하는 관찰자처럼 반응하면서, 미소 수준에서 모든 중첩을 제거하고 따라서 간섭도 제거한다. 그래서 확실히 결잃음이 생긴다."라고 썼다.

미소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일종의 확률 파동 와해가 일어난다고 한다. 단 하나의 가능성만 선택된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선택일까? 다른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이 수수께끼는 아무도 모른다.


역의 인과성

우리 현실은 고정 불변하는 원칙인 인과성에 근거하고 있다. 먼저 원인이 있고, 그 다음에 이 원인으로 생긴 결과가 온다. 결코 그 반대는 아니며, 모든 것에는 시간이 흐르는 방향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가 말하는 것은 바로, 항상 원인이 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연된 선택 양자 실험 얽힘 현상에서는 시간을 거스르는 역의 인과성이 생기는 것처럼, 결과가 원인보다 앞서는 듯 보인다. 이는 복권을 사지도 않았는데 당첨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또는 어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이 페이스북 계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현실을 이루는 질서의 기초 자체를 의심하는 일일 것이다.

양자 실험에서 명백하게 드러나는 이 역의 인과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해답은 '소통(communication)' 개념에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것이 현재 과학이 내놓은 답이다. 인과성 원칙을 깨려면 빛보다 더 빠르게 '소통해야' 할 테고, 여기에서 소통은 곧 정보 전송을 뜻한다. 그런데 이중 슬릿 실험에서 입자는 관찰되지 않는 한 실재하거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입자에게 그 어떤 정보도 과거로 거슬러 보내지지 않은 것이다. 입자는 그 순간 공간에 실재로 존재하지 않고 그저 확률 상태로 있었으니까. 따라서 이것은 역의 인과성을 닮았지만 사실 역의 인과성이 아니고, 인과성 원칙은 깨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물리학자는 원인이 결과에 앞설 '수 있다'고 본다. 베르나르 데스파냐나 올리비에 코스타 드 보르가르가 그 대표적인 인물로, 후자는 입자가 과거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본다. '역행 인과'가 '비국소성' 아이디어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코스타 드 보르가르의 생각은 리처드 파인만이 만든 양자전기역학 계산법과 비슷하다. 이 계산에서는 양전자(음이 아닌 양의 전하를 띤 전자) 같은 반물질 입자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른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의 이론은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역의 인과성에 관하여 현재 순간밖에 모르는 광자의 특별한 경우를 언급하자면, 광자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은 광자한테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따라서 과거도 미래도 없다.


유령의 원거리 작용

아인슈타인은 두 입자를 원거리로 연결한다는 이른바 유령의 작용에 대해 듣고 숨이 턱 막혔다. 그는 닐스 보어의 주장을 부두교의 주술이라며 빈정거렸다. 닐스 보어는 코펜하겐 해석을 옹호했는데, 이 해석은 측정하기 전, 즉 관찰하기 전에 입자는 위치가 없고 심지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아인슈타인은 이 해석이 너무나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1935년에 조수 보리스 포돌스키와 네이선 로젠의 보조를 받아서 공격에 나섰고 이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반박은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의 머리글자를 따서) EPR 역설이라고 불리는데, 입자가 어떤 측정에서도 독립적이며 현실에서 물질로서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코펜하겐 해석의 모순점을 증명한 것이다.

이 역설은,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해서 아직 이름도 붙지 않은 현상을 건드렸다. 바로 '얽힘'이다. 얽힘으로 입자는 빛보다 더 빨리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정상적으론 불가능하다. EPR 삼총사는 이 역설을 자기 주장의 축으로 삼아서, 입자는 애초부터 존재하는 특성을 '반드시' 지녔다고 했다.

만지트 쿠마르는 [양자혁명]에서 "EPR 공격은 푸른 하늘에서 나사못이 떨어지듯 뚝 떨어졌다. 이것이 닐스 보어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라고 썼다. 보어는 다른 모든 연구를 그만 두고 아인슈타인이 시작한 EPR 공격을 반박하는 데 몰두했다. 두 사람은 뒤이은 20여 년을 자기 관점을 옹호하는 데 보냈다. 그리고 이 '유령의 작용'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훗날, 존 벨과 그의 정리 덕분에 과학계는 닐스 보어가 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입자는 애초에 존재하는 특성 없이 원거리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러니는, 그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아인슈타인이 EPR 역설을 옹호하려고 내세운 주요 논거인 이 얽힘 현상이 역설적에게도 아인슈타인에게 불리하게 이용됐다는 사실이다.


암호와 양자전송

양자암호는 얽힘 원리를 이용해서 완벽하게 안전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송하게 해준다. 실제 적용법은 '암호화' 기법이라기보다는 '양자 암호키 분배', 즉 광섬유를 따라 이동하는 광펄스 분배라고 하는 게 옳다.

실험에 의한 얽힘을 개척한 니콜라스 지생이 이끄는 제네바대학교 연구팀은 이 과정을 산업적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연구팀 중 하나이다. 양자암호 원리는 시각적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통신이 테니스 공에 얹혀서 전송되는 메시지라면, 침입자가 중간에 공을 붙들어 거기에 적힌 메시지를 읽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공 대신에 비눗방울(양자키 광펄스를 나타냄)을 사용하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가로채려고 하면 곧바로 방울이 터진다(광자파를 교란해 제3자가 개입했음을 알림). 이러면 시스템에 침입할 수 없다.

전송(teleportation) 역시 얽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양자전송에서는 물체(물질)를 전송하는 게 아니라 오직 양자 상태(물리적 상태)만 전송한다. 니콜라스 지생은 [양자우연성]에서 "질량 없는 빛 입자인 광자에게 실체는 그 에너지다. 광자의 물리적 상태는 광자의 분극, 그리고 광자의 위치 구름과 잠재적인 진동수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말한다.


홀로그램 세계?

다른 전자기파들은 가시광선과 '단 한 가지' 점에서 다르다. 바로 파장의 길이다. 라디오파는 파장의 길이가 1미터 이상이다. X선의 파장 길이는 100만 분의 몇 미터, 즉 우리 눈에 보이는 빛보다 조금 더 짧다. 스티븐 호킹과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는 [위대한 설계]에서 "우리 눈은 어떤 파장대가 사람 눈에 가장 흔하다는 이유로 바로 그 파장대에서 전자기 복사를 감지하도록 진화해왔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썼다.

가시광선은 지구상의 위대한 마술사이다. 가령 가시광선(무지개 광선)이 토마토에 부딪히면, 빨간색 광선이 흡수되지 않고 튕겨져 나온다. 토마토에게 이 광선은 불필요하다. 이게 바로 토마토가 우리에게 빨갛게 보이는 유일한 이유이다. 잎사귀에 부딪히는 초록색 광선도 마찬가지다. 카를로 로벨리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오로지 전자기장 뿐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쳐다볼 때, 우리가 직접 감지하는 것은 물체가 아니라, 그 물체와 우리 사이에서 생기는 전자기장의 진동, 물체가 반사하는 빛이다.

물리학자 크리스토프 갈파르는 [우주, 시간, 그 너머]에서 이렇게 덧붙인다. "전자와 양성자가 서로로 바뀔 수 있다면, 우리는 토마토를 못 볼 것이고, 바로 우리 앞에 있는 사람도, 그 어떤 것도 볼 수 없을 것이다. .. 우리 신체는 감각을 이용해서 이 모든 이상한 상호작용을 두뇌가 처리하는 정보로 바꾼다."


양자생물학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어떤 생물학적 현상은 양자적 과정을 통하자 않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에르빈 슈뢰딩거도 이미 1944년에 출간된 자신의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이에 대해 암시했다. 양자생물학이 크게 대두한 것은 이보다 훨씬 최근이다. 오랫동안 절대영도에 가까운 진공상태에서만 이루어져온 양자 실험은, 현재 그 일부가 유기체가 사는 더운 환경 조건에서 양자 파동을 와해시키지 않고 이루어진다.

결맞음과 양자중첩성은 광합성에도 기여한다고 여겨진다. 또 효소는 '터널효과', 즉 소리가 벽을 통과하듯 입자가 장벽을 지나가는 능력을 사용하는 듯 보인다. 이 터널효과 덕분에 효소는 분자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전자나 양성자를 옮길 수 있다.

한편, 얽힘은 '자기수용감각(magnetoreception)', 즉 유기체가 자기장을 감지하고 거기에 맞추어 방향을 잡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울새가 지구의 자기장으로 방향을 잡는 것 말이다. PAPETS(Photon-Assisted Processes for Energy Transfer and Sending) 유럽 프로젝트 조정관인 물리학자 야세르 오마르는 2015년에 양자 효과가 "크고 습하고 시끄러운 계에서도 관찰되었다."라고 말했다. PAPETS의 임무는 생물학과 양자물리학의 경계 연구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더 많은 입자들을 중첩하고 읽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제는 단지 2개의 입자 뿐 아니라, 수천 개, 심지어 수백만 개의 입자를 중첩하고 있다. 거시 수준에서도 이렇게 하는 게 머지않은 듯 보인다. 몇 년 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다이아몬드 결정체 2개를 얽는 데 성공했다. 다이아몬드 결정체 한 쌍이 양자 얽힘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 결정체 중 하나에 생긴 진동은 둘 중 하나에서만 생겼다고 확정할 수 없었다. 결정체 2개가 동시에 진동하거나 진동하지 않았다.

거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얽힘과 중첩은 양자 연구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이다. 니콜라스 지생은 2013년에 "우리는 앞으로 수년 안에 점점 더 큰 물체를 얽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제네바대학교 연구팀은 2017년에 변이 1센티미터인 결정체 안에 있는 1천600만 개의 원자가 얽힘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초끈과 루프양자중력

초끈이론의 주요 주창자는 브라이언 그린과 레너드 서스킨드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10차원 공간과 '초대칭' 입자가 존재한다. 각 보손(boson, 광자 같은 에너지 입자)은 숨어 있는 '초짝'인 페르미온(fermion, 전자 같은 물질 입자)을 하나씩 거느린다.

초끈이론의 다른 여러 버전을 모두 합쳐 'M이론'(이 M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이라고 부른다. M이론에서는 10⁵⁰⁰개의 서로 다른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수를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의 수 10⁸⁰과 비교하면, 10의 500제곱이 얼마나 엄청난지 상상할 수 있다. 초끈이론은 1990년대에 무척 인기를 끌었는데 지금은 간당간당한 상태이다. 이 가설은 아직 어떤 실험으로도 확인되지 않았다. 2012년에 힉스 보손(Higgs boson)이 발견되자 과학자들은 초대칭 입자 가설을 증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루프양자중력이론은 초끈이론의 가장 막강한 경쟁자이다. 루프양자중력이론은, 우주의 네 가지 힘 중에서 아직도 양자 법칙에서 벗어나 있는 마지막 힘인 중력을 양자화하려고 시도한다. 카를로 로벨리는 이렇게 썼다.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나? 대답은 간단히 다음과 같다. 입자는 양자장의 양자들이다. 빛은 어느 한 양자장의 양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공간도 하나의 양자장일 뿐이다. 시간은 이 같은 양자장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생긴다. 달리 말하면, 세상 전체가 양자장이다."

로벨리는 미국 학자 리 스몰린과 함께 루프양자중력이론을 만든 사람이다. 공간은 무한히 작게 줄어들 수 없고, 그 이하로는 더 작아질 수 없는 최소 크기의 입자(일종의 픽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로벨리는 루프양자중력으로 블랙홀 안의 시공간 곡률의 무한성을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규격성(renormalization, 양자장론에서 무한대를 제거해 관측 가능한 양을 계산하는 방법) 또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루프양자중력이론은 존재하는 기본 물질에 집중해서 초끈이론보다 실용적이고자 한다. 초끈이론의 공리 중 하나는 중력과 공간이 실제로는 단 하나의 같은 실체라고 규정하는 일반상대성이론에 곧바로 근거를 둔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움직이고 변현되는 것은 바로 공간이다. 하지만 공간과 중력이 하나의 실체라면,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중력이 존재하고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 중력은 보다 정확히 말하면 광대한 양자중력장이다. 그러면 공간은 무정형의 수동적인 공간이 아니라, 일반상대성의 성질을 띤 공간, '전자기장과 비슷한 성질'을 띠는 '그 안에 든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실체'라고 로벨리는 말한다. 초끈이론보다 더 최근에 만들어진 루프양자중력이론 역시 이론적 접근법을 확인해줄 증거를 열심히 찾는 중이다.


* * *


한국어 번역본이 2020년 2월에 출간된 것처럼 양자물리학의 주요 사항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어서, 그동안 양자역학을 생각할 때마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해준 책이다. 얽힘에 따르는 시간과 역의 인과성에 대한 함의, 측정과 측정하지 않음이 지니는 실재성의 의미가 와닿았다. 또 다른 근본적인 질문은 아직 과학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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