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를 읽고


1945년 종전 후에야 이전의 다른 나라들과의 조약(을사늑약 등)이 무효화되었다는 일본의 주장은 언뜻 그런가 할 법 하지만 간교한 말장난이다.

그렇다면 해방 전까지는 우리 조상들이 일본 국적으로 살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일본이 실효적으로 우리 땅을 점령했었으니 그 땐 사실 일본 땅이었었지"라고 말하는 논리의 악마성을 보라. 강도가 우리 집을 차지하고 있으면 그 집의 주인이 되는가?, 아니면 불법 점거인가?

이 말장난은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는 그 실효 지배가 사라졌을 때부터 무효가 되는 게 아니라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며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이해해야 논파할 수 있다.

또 일제 강점기 시기를 단순히 '새 나라 세우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과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1951년 샌프란시스코조약이 왜 그렇게 작성될 수밖에 없었는지, 뭐가 문제였는지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 * *

유럽에서는 나치의 폐해 등 때문에 '민족주의'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또 대만인들은 식민 피지배 기간이 300년이나 되기 때문인지 일제의 식민 통치를 그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국제적 인식과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요즘 준동하는 숭일친일파들의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민족주의적 감성 만으로는 외국인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정말 다양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역사에 대해 논리에 기반한 가치관을 스스로 앞서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일부 동의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역사를 한 쪽 측면만이 아니라 다면적으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중심을 유지해야 함을, 그러기 위해서는 디테일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우리는 더 디테일해야 한다.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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