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보슈 시리즈, [블랙 에코] [블랙 아이스]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1편 <블랙 에코>를 지난주에 빌려 5일만에 읽은 뒤, 2편 <블랙 아이스>를 어제 빌려 오늘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만큼 재밌게 술술 넘어가는 형사 추리물이었어요.

해리 보슈라는 베테랑 형사가 사건에 대해 약간의 의문이라도 놓치지 않고 해결해 나가면서 일어나는 여러 추리와 액션을 전개하는 소설입니다. 경찰 간부들의 압력(경찰국의 치부를 숨기려는)을 무시(극복이 아니라 무시)해서 좌천되면서까지 진실(그 진실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는 나오지 않는다)을 파헤치는 노력도 보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경향이 있어 저로서는 아주 짜릿한 긴장감 같은 것을 느끼기에는 좀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그냥 추리가 좀 얹혀진 다이하드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흥미 위주로 구성된 책이라 하더라도 스릴 넘치는 소설이 있는 반면에, 해리 보슈 시리즈는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 세부적으로는 알수 없지만, 보슈가 문제에 부딪을 때 어떻게 해결하고 또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서 해결한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 읽고 있는 것입니다.

해리 보슈는, 대도시의 고독한 이리같은 남자입니다. 담배를 즐겨 피며 매 편마다 새로운 여자를 만납니다. 작가는 보슈의 외로움과 사랑스러운 여자와의 로맨스에도 공을 들이지만, 전 도무지 그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경찰가족(?)을 위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만의 정의를 위해 뛰고, 사랑하는 여자에게도 약간의 주저함도 없이 “자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모습을 보며 “정”이 가지 않았습니다.

외로움이 넘쳐나서 정을 나눈 여자에게 ”모든 여자에게 손쉬운 남자”라는 소리를 듣지만, 또 한편으로 그 여자를 속여가면서 사건을 해결하기에 바쁘고, 게다가 11만 달러라는 거액에도 눈꼽 하나 까딱하지 않는 모습에 인간적인 면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나만의 과잉반응일까요? 차라리 영화 <투캅스>의 정서가 더 재밌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시리즈가 엄청 많이 남아 있어서 다음 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두 편만으로는 책의 내용은 좀 ‘건조’하다는 생각입니다. 유머는 전혀 없으며 약간의 추리가 있을 뿐, 주인공에 대한 연민, 공감은 좀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재밌게 읽었고, 다음 시리즈도 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이유는 그냥 흥미로운 읽을거리에 빠지면 마음이 편하니까죠.
다음 편은 <콘크리트 블론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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