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눈멀고 귀먹어 민둥하니
낯바닥 봉창이 된 달걀껍데기 한 겹,
그까짓 것 어느 귀퉁이 모서리에 톡 때리면
그만 좌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 최명희, [혼불] 중에서


- 이미지 출처 : https://plus.google.com/117554707318577521632/posts/NdiYHxE88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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