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 신영복, [강의]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다시 꺼내 읽고 있다. 예전엔 어렵고 낯설게 느꼈던 것이 지금 읽으니 새롭게 다가오며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 사이에 고전을 몇 자 찾아 읽었던 게 도움이 되었나 보다. 다시 말하자면 [강의]는 책에 거론된 고전을 먼저 읽고 읽는 게 도움이 될 만큼 쉽지 않은 책이다.
다음은 [강의] 앞 부분에서 밑줄 그은 문장 몇 개. 일부 문장을 이어붙이면서 편집된 단어가 있음.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인 차이가 지적된다 하더라도 이른바 차이라는 개념으로 그것의 본질 부분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관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를 비교하려고 하는 것은 '관계론'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강의], 27쪽
서양에서는 철학을 Philosophy라고 합니다. 지에 대한 애입니다. 그에 비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길은 삶의 가운데에 있고 길은 여러 사람들이 밟아서 다져진 통로(beaten pass)입니다. 따라서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은 서양에서 진리란 일상적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고독한 사색에 의해서 터득되는 것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큰 차이입니다.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 사상이 윤리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고 할 수 있지만 반면에 비종교적이며 과학과의 모순이 없습니다.
- [강의], 36-37쪽
동양에서는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질서라는 의미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장이라는 개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이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체계이며 질서입니다. 장은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서로 조화 통일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을 구성하는 개개의 부분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총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장은 '부분적 총체들의 복합체'(the complex of partial totalities)이며 개개의 부분이 곧 총체인 구조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장의 개념이 3차원의 공간적 개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멸 유전이 이루어지는 4차원의 질서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학에서 자연이란 인간의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며 무궁한 시공으로 열려 있는 질서입니다. 우주의 우는 상하사방이 있는 유한 공간, 주는 고금왕래 즉 무궁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 [강의], 38-39쪽
여기서 관계론이 얼마나 어려운 개념인지 느끼게 된다.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으로 실체를 왜곡시킨다고 비판하면서 결국 서양 철학과의 차이를 들지 않을 수 없는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총체성으로서의 관계론의 개념은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존재론의 개념보다 논리적 설득력을 확보하기 대단히 어렵다. 계속 읽어봐야지.
다음은 [강의] 앞 부분에서 밑줄 그은 문장 몇 개. 일부 문장을 이어붙이면서 편집된 단어가 있음.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인 차이가 지적된다 하더라도 이른바 차이라는 개념으로 그것의 본질 부분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관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를 비교하려고 하는 것은 '관계론'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강의], 27쪽
서양에서는 철학을 Philosophy라고 합니다. 지에 대한 애입니다. 그에 비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길은 삶의 가운데에 있고 길은 여러 사람들이 밟아서 다져진 통로(beaten pass)입니다. 따라서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은 서양에서 진리란 일상적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고독한 사색에 의해서 터득되는 것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큰 차이입니다.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 사상이 윤리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고 할 수 있지만 반면에 비종교적이며 과학과의 모순이 없습니다.
- [강의], 36-37쪽
동양에서는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질서라는 의미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장이라는 개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이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체계이며 질서입니다. 장은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서로 조화 통일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을 구성하는 개개의 부분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총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장은 '부분적 총체들의 복합체'(the complex of partial totalities)이며 개개의 부분이 곧 총체인 구조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장의 개념이 3차원의 공간적 개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멸 유전이 이루어지는 4차원의 질서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학에서 자연이란 인간의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며 무궁한 시공으로 열려 있는 질서입니다. 우주의 우는 상하사방이 있는 유한 공간, 주는 고금왕래 즉 무궁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 [강의], 38-39쪽
여기서 관계론이 얼마나 어려운 개념인지 느끼게 된다.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으로 실체를 왜곡시킨다고 비판하면서 결국 서양 철학과의 차이를 들지 않을 수 없는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총체성으로서의 관계론의 개념은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존재론의 개념보다 논리적 설득력을 확보하기 대단히 어렵다. 계속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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