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빼앗아 가는 것들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avant_garde_seouler님의 포스트에서 어떤 성찰이 담긴 글을 읽었다. (아래는 그 글의 인용)

도구가 과잉 발전하여 인간을 지배하고 삶의 목표를 도구가 설정하는 시대로 진입하는 시점이다. 교통수단은 거리를 좁히기보다는 도리어 더 늘여 놓았다. 인간은 그들을 위해 '달릴' 교통수단을 만들었으나, 달리기 위해 '일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속도가 지나간 자리에 더 이상 시간의 향기는 남아있지 않다.

아래 글은 위 글을 읽고 생각난 것을 적은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 기술 발달을 통한 속도의 증가는 흔히 삶의 편리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과연 무궁화호보다 새마을호가 목적지에 빨리 가닿을 수 있어서 더 나은 것으로, KTX가 나온 뒤로는 더 발전해 왔다고만 믿어야 하는가. 게다가 오늘 읽은 저 문장에선 "속도"가 거의 나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여기 시간이 쌓여 있네요 ㅎ"


- 글과 사진 모두 구글+ Boyeong Kim 님의 공개글에서 따온 것입니다

시간
현대사회에 속도로부터 얻는 가치와 효용은 온전히 우리의 "시간"에서 빼앗아 온 것이다.

우리는 통일호를 타고 여행하면서 차창밖 풍경을 두 눈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을 뺏겼고, 온 세상이 느리게 흘러감으로써 나도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

현대의 속도는 우리의 시간을 아껴주는 게 아니라 우리의 시간을 멸종시키고 있다.

공간
빠른 교통 수단으로 우리는 같은 시간에 더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가고' 싶은 공간이 아닌 '가아먄 하는' 공간만 늘어난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없이 넓어지는 공간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멈춰 살펴보고 느낄 있는 공간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리고 공간에 대해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공간은 없어졌고 이동해야 할 지점만 남았다.

인간이 만든 "속도"는 임계점을 벗어나자 우리 개개인이 머물 수 있는 작은 공간마저 빼앗아갔다.


(어디선가 "느림의 미학" 비슷한 책이나 글을 읽었던 거 같다. 시간과 공간을 왜곡시키게 만든 첫 인간인 아인슈타인을 좀더 읽어봐야겠다. 농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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