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_한 남자] 3. 사랑하는 법 배우기와 진정한 용기

[사랑의 기초_한 남자]를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은 열정적인 사랑의 과정을 이미 다 지나온 뒤인 결혼생활에서 40대 한 남자가 겪는 어려움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사실 소설이기도 하면서 심리학적인 부분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다른 분들은 아마 다르게 읽히실 것 같습니다만, 저는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160여 쪽의 짧은 분량(알랭 드 보통과 정이현의 대담을 포함하면 190여쪽)이라 읽는데 어려움이 없기도 하지만 책 전체를 다 읽어야 지은이의 온전한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래에 옮겨 적은 부분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느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주인공 벤처럼 '평범한 삶을 깨뜨리지 않기 위한 진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의 결혼
지금까지 보아온 대로, 현대의 결혼은 섹스, 사랑, 가족이라는 세 가지 욕구를 조화시킬 수 있는 무대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각각 다른 것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와 섹스하는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 특별히 사랑하진 않지만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누군가와 섹스하는 것은 사랑하지만 더이상 흥분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한다. 아이를 갖는 것은 사랑과 섹스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 그리고 사랑과 섹스에만 몰두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육체와 정신의 안녕을 위태롭게 한다.
- [사랑의 기초_한 남자] 139쪽.

사랑하는 법 배우기
우리의 문화는 사랑도 믿고 일도 믿지만, 사랑을 위한 일의 가치는 믿지 않는다. 아직도 낭만적 충동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숙명적으로 끌린다. 연습이라는 생각에 반대하며, 만일 연습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헌신에 대한 약속이 필요 없을 만큼 강한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연습을 꺼리는 것은 이 감정과 관련한 초기 경험과 관계가 있다. 우리를 최초로 사랑해준 사람들은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내색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그만큼 되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처받기 쉬운 면이나 불안들, 욕구들을 내비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연인으로서보다는 부모로서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가장 좋은 의도로부터 가장 복잡한 결과를 낳는 환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우리는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노력을 다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성인이 되었다.


낭만적 사랑에 반대할 결정적 논점이 있다면 아마 이 부분이리라. 그것은 이상화된 어린 시절의 모델에 맞춰 사랑을 감상적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 시절에 맛본 안온한 느낌을 되살려줄 성인은 어디에도 없으며,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고 연약함과 불안을 막아줄 사람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하게 된다.


어른의 사랑은 아이일 때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상상해보는 것이어야 한다.

- [사랑의 기초_한 남자] 156~157쪽.

평범한 삶을 위한 용기
우리는 행복을 오래 지속되는 어떤 상태로 생각한다. 적어도 수십 년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정말로 순간을 낚아채는 것이다. (...)

한때 그는 용기를 다르게 상상했다. 어렸을 적 그는 용을 잡고 사막을 가로지는 행군을 그렸었다. 지금 그는 새로운 그림을 가졌다. 진정한 용기는 불안에 시달린다고 쉽사리 파괴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약한 모습에 좌절하여 상처주지 않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자신과 똑같이 상처받은 사람들로 보는 것이다. 자신과 같은 죄에 오염되었다고 아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미치거나 자살하지 않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 [사랑의 기초_한 남자] 164~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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