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내 영혼의 투사

한때는 내게도 "사랑이 실현 가능한 실체처럼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오직 그 사람이라서,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덕성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나는 "사랑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의 가치가 아니라 우리 영혼의 깊이"라는 프루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요.

당신을 사랑하던 그 시절이라면 "한 여인을 사랑한다는 건 단지 그녀에게 우리 영혼의 상태를 투사하는 것 뿐"이라 했던 프루스트를 비웃거나 동정했겠지만, 이제 나는 헛된 믿음일망정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사랑한다고 믿었던 그 때의 내가 그립습니다.

- 김이경 (소설가, 독서 칼럼니스트)
- 잊지 못할 첫사랑을 '다시' 만날 타이밍, 지금은 아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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